티스토리 뷰

여행

궁궐 여행, 창경궁의 매력속으로

여행 아웃사이더 2023. 3. 5. 22:33

창덕궁과 후원을 구경했다면 더 안쪽에 창경궁을 구경할 수 있습니다. 성종 때 세 명의 대비를 모시기 위해 창건된 곳으로 영조, 정조가 주로 지냈던 곳인 만큼 역사적인 가치가 있습니다. 또한 사도세자가 뒤주에 갇혀 죽은 장소라 역사적 의의가 있는 중요한 장소입니다. 일제강점기 때 대부분 부서지고 유원지로 전락했으나 최근 다시 복원 중인 창경궁의 매력을 살펴보겠습니다.

창경궁
창경궁

창경궁 위치

창경궁은 창덕궁 돈화문을 통해 들어와 후원 입구 오른쪽에 빠지는 길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원래 창덕궁과 창경궁은 연결되어 동궐로 불리기도 했습니다. 참고로 지금은 담장으로 공간이 나뉘어 있습니다. 직접 가는 방법은 지하철의 경우 4호선 혜화역 4번 출구로 나와 직진하면 나오며, 자동차는 한남대교 - 남산 1호 터널 - 청계천 2가 사거리 - 종로 2가 사거리 - 안국역에서 우회전 - 돈화문 교차로 - 원남사거리 좌회전 후 직진 - 서울어린이과학관 맞은편 신호에서 좌회전하면 찾으실 수 있습니다. 

창경궁 역사

원래 세종이 아버지인 태종을 모신 수강궁이 있던 곳입니다. 성종이 세 명의 대비를 모시게 되면서 별궁으로 지었던 것이 바로 창경궁입니다.

통명전, 양화당

창경궁으로 들어가는 길로 내려가면 통명전, 양화당 두 전각이 나타납니다. 보물 제818호인 통명전은 양쪽에 온돌방이 있고 세 칸의 마루가 중앙에 위치해 있습니다. 특이한 것은 용마루가 지붕에 없다는 점으로 경내에서는 가장 으뜸가는 주요 침전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양화당은 바로 옆에 위치해 있는데 인조 때 청나라 사신들을 접견하던 곳으로 유명하며, 삼전도 굴욕 이후에 인조가 거처하던 곳입니다.

집복헌, 영춘헌

양화당 동쪽에 두 건물을 볼 수 있는데 왼쪽부터 집복헌, 영춘헌입니다. 집복헌은 후궁들이 사용하던 처소였으며, 사도세자, 순조가 태어난 곳으로 유명한 건물입니다. 영춘헌은 정조가 집무실 및 서재로 자주 사용했던 곳입니다. 편전보다 격이 낮은 건물임에도 자주 지냈다는 점이 정조의 성향과 성품을 어느 정도 유추할 수 있습니다. 후대 왕들도 정조를 본받아 영춘헌에서 독서를 하고, 정사를 보기도 했습니다. 정조는 이곳에서 49세에 생을 마감했는데 업무 스트레스에 의한 것인지 종기가 악화된 것이 원인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왕들이 단명하는 이유 중 하나가 스트레스가 아닐까 하는 합리적 의심이 들기도 합니다.

경춘전, 환경전

경춘전은 성종의 생모인 인수대비, 인현왕후가 주 무대로 삼았던 곳이며, 혜경궁 홍씨가 정조를 낳고 한중록을 썼던 곳입니다. 환경전은 드라마로도 매우 유명했던 의녀 대장금이 중종을 치료했던 장소이자 영조가 사도세자를 훈련장소로 사용했던 곳입니다. 화재로 전소되었으나 순조 때 중건되었습니다.

함인정

그 외에 누정도 확인할 수 있는데, 함인정이라 불리는 이곳은 임금이 과거시험 합격자들을 만나는 장소이며, 신하들과 함께 경전을 논하던 곳입니다. 주로 영조, 정조가 많이 사용했습니다. 사방이 모두 트여있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편전, 정전

함인정 왼쪽에 위치한 빈양문으로 들어가면 정전, 편전을 볼 수 있습니다. 편전은 문정전과 숭문당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문정전은 공식적인 장소, 숭문당은 일상적인 장소로 사용됩니다. 그러나 후기에 접어들면서 편전 목적보다는 국상이 생기면 제사를 지내는 공간으로 많이 활용되었습니다. 숭문당의 경우 신하들과 경연을 하던 곳이었으나 상례 진행 시 곡하는 장소로 사용되었습니다. 문정전은 그 유명한 영조와 사도세자 이야기가 담긴 역사적인 장소입니다. 사도세자가 뒤주에 갇혀 결국 죽음을 맞이한 비극적인 장소이며, 일제강점기 때에도 수난이 이어져 유원지 창경원이 되어 1930년대에 그 당시 상처가 깊은 장소입니다. 1986년에 복원하여 지금의 상태가 된 것입니다. 정전으로 사용된 명정전은 문정전에서 동북쪽으로 가면 살펴볼 수 있습니다. 특이하게 남향이 아닌 동향입니다. 보통은 정전은 남향으로 되어 있는데, 창건은 물론 재건 당시에도 계속 동향으로 되었습니다. 남향으로 하면 경복궁 / 창덕궁 / 종묘를 보호하는 지맥을 잘라야 하는 풍수지리적인 문제 때문이라 어쩔 수 없이 동향으로 지어졌다고 합니다. 1층 전각으로 구성되어 정전치 고는 단출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색이 바랜 상태를 보면 창덕궁의 선정전과 함께 임진왜란 이후 오늘날까지 계속 그 자리를 지켜왔기에 당시 건축물 연구에 중요한 가치를 가지고 있어서 국보 제226호로 지정되었기에 겉모습으로 판단하면 안 되는 가치를 지닌 곳입니다.

춘당지

야간개장하면 꼭 가봐야하는 곳 중 하나인 이곳은 일제강점기 때 창경궁을 헐고 연못을 파서 보트놀이를 하는 유원지로 만들었던 곳입니다. 역사적인 슬픔이 가득한 이곳 뒤쪽에 작은 연못이 있는데 원래 춘당지가 바로 이 작은 연못입니다. 앞에는 원래 왕이 직접 농사를 짓던 논이었다고 합니다. 직접 쟁기를 들고 풍년을 기원하던 곳입니다. 지금은 아름다운 곳으로 관광객들이 몰려오지만 일제의 잔재가 남아있는 아픈 상처가 있는 곳이라는 점은 꼭 기억하고 있으면 좋겠습니다.

창경궁 야간개장

경복궁과 함께 야간개장을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여름에 주로 개장되었으나 지금은 상시 개장하고 있습니다. 선착순으로 예매를 진행하기 때문에 경쟁이 꽤 치열한 편이었으나 상시개방 이후 교통카드 등으로 편하게 결제 후 입장할 수 있습니다. 특이한 점은 한복 착용 시 무료로 입장할 수 있습니다. 사진 찍기 좋은 장소는 홍화문 담벼락, 춘당지, 문정전과 통명전이 특히 뛰어난 사진 스폿입니다. 홍화문 담벼락은 구도만 잘 잡으면 아름다운 경관을 그대로 담을 수 있으며, 춘당지는 연못에 비치는 창경궁이 감탄을 금치 못할 정도로 아름다워 사진을 안 찍을 수가 없습니다. 문정전, 통명전 앞은 화려한 조명과 양 옆 길에 청사초롱과 같은 느낌을 주어 분위기 있는 사진을 담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보는 것이 훨씬 아름다울 정도로 카메라에 담지 못하는 매력이 넘치는 곳입니다. 월요일은 휴궁이니 참고하시길 바라며, 야간개장은 21시까지 관람 가능합니다.